REA 1부 — AI가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까지 찾아낸다면

설명서도 원래 코드도 없는 프로그램을 AI에게 건네고, “이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찾아줘”라고 요청한다면 어떨까요. 화면에 보이는 버튼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오래된 프로그램이 어떤 계산을 하는지 조사하는 데 AI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나왔습니다.

REA(Reverse Engineer Anything)는 AI가 프로그램 분석 도구를 사용하도록 연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개발 자료를 공개한 GitHub 페이지에는 2026년 10월 19일 기준으로 관심 표시인 ‘스타’가 32만 개 넘게 달렸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AI가 기존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알아낸 동작을 다시 만들어 보는 과정에도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REA 공식 소개

프로그램을 거꾸로 읽는다는 것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컴퓨터가 할 일을 ‘코드’라는 형태로 적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앱을 받았다고 해서 그 코드가 처음 작성한 모습 그대로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완성품을 살펴 어떤 구조와 규칙으로 움직이는지 거꾸로 추적하는 작업을 ‘역공학’이라고 합니다.

역공학에는 이미 여러 전문 도구가 쓰이고 있습니다. REA는 AI가 이런 도구에 분석을 요청하고 결과를 받도록 연결합니다. 이때 AI와 도구가 요청과 결과를 주고받는 공통 규칙이 MCP입니다.

이를테면 사용자가 “복사 버튼을 누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찾아줘”라고 묻는 것입니다. AI는 분석 도구로 관련 부분을 찾고, 설명이 부족하면 더 살펴봅니다. AI가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찾아낸 단서로 다음에 조사할 부분을 정하는 흐름입니다. REA의 작동 방식

조사한 내용을 설명하는 데서 더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AI가 알아낸 동작을 새 코드로 작성하고, 원래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비교하는 것입니다. 질문하는 사람이 관련 코드를 일일이 찾아 전달하기 어려울 때, AI에 조사부터 맡겨 볼 여지가 생깁니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AI가 REA를 통해 분석 도구에 조사를 요청하고, 단서를 살펴 추가 조사와 결과 비교를 이어가는 흐름
REA의 조사 흐름을 단순화한 설명용 개념도입니다. 결과를 비교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제작: CurationLab · 근거: REA 공식 문서

복사 버튼과 벽돌깨기 게임 속으로

공개된 사례 중 하나는 메모·문서 앱 Notion의 복사 기능입니다. 조사자는 복사 요청을 앱 안에서 어느 부분이 받아 어디로 넘기는지 코드를 따라 살폈습니다. 화면에서는 한 번의 클릭으로 끝나는 동작도 내부에서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Notion 복사 기능 분석 사례

이 경로를 알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예를 들어 복사 버튼을 눌러도 내용이 복사되지 않는다면, 요청을 전달하는 단계와 실제로 내용을 복사하는 단계 중 어디부터 살펴볼지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공개 사례가 복사 오류를 해결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능이 거치는 경로를 알아내면, 문제가 생겼을 때 조사할 범위를 좁히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는 벽돌깨기 게임 DX-Ball입니다. 화면 왼쪽에서 벽돌을 맞혔을 때 소리가 왼쪽에서 들리도록 하려면, 화면 위치에 맞춰 소리의 방향을 정하는 계산이 필요합니다. 공개 사례에서는 이 계산을 찾아 새 코드로 옮겼습니다.

처음 얻은 설명에는 빠진 부분이 있어, 원래 프로그램의 계산 과정과 사용된 값을 더 살펴봐야 했습니다. 공개 사례에 따르면 새로 작성한 코드는 3,205가지 조건에서 원래와 같은 계산 결과를 냈습니다. 특정 기능을 이해한 뒤, 실제로 다시 만들어 비교한 사례입니다. DX-Ball 재구성 사례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

DX-Ball에서 결과를 비교한 범위는 소리의 좌우 위치를 정하는 계산입니다. 게임 전체를 다시 만드는 작업은 사례에 표시된 2026년 10월 7일 기준으로 진행 중이었습니다. 웹 서비스에서도 화면과 오가는 정보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운영 회사의 서버 안에 있는 모든 처리 방식과 데이터를 알아낼 수 없습니다. 웹 서비스 분석 범위

이런 한계를 감안해도 시도해 볼 일은 있습니다. 오래된 프로그램의 계산 방식을 알아내면, 필요한 기능을 새 프로그램으로 옮겨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결과가 다르면 빠뜨린 조건이 있는지 다시 조사하는 식입니다. 설명이 부족해 손대기 어려웠던 기능을 이해하고 바꾸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REA에서 눈여겨볼 변화는 AI가 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조사에도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AI에 무엇을 맡길지 생각할 때, 질문에 필요한 단서를 찾아오는 일까지 살펴볼 이유가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이 변화는 개발자와 일반 직장인의 일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2부에서는 업무와 커리어의 변화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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