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집중력』 1편 — 한꺼번에 하려다 놓치는 것들

집중력에 관한 책인데, 한 챕터를 읽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조금 읽으면 딴생각이 났고, 다시 읽다 보면 해야 할 일이 떠올랐습니다. 당장 책을 덮고 처리할 만큼 급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에는 괜히 마음이 쓰였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약속을 잡는 상황도 떠올려봅니다. 화면을 보다가 상대의 말에 대답했는데, 약속 시간을 잘못 알아들었다면 어떨까요. 한 사람은 약속 장소에 나와 기다리고, 다른 사람은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뒤늦게 온 연락을 보고서야 급히 외투를 챙깁니다.

대각선으로 나뉜 화면 왼쪽에서는 한 사람이 카페 앞에서 기다리고, 오른쪽에서는 영상 화면 옆에 있던 사람이 휴대폰을 확인하며 급히 외투를 챙긴다
그림1. 한쪽은 기다리고, 한쪽은 이제야 시간을 확인합니다. ai생성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하던 일은 생각만큼 나아가지 않고, 중요한 내용을 놓치기도 합니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멀티태스킹 이야기는, 여러 일을 오갈 때 드는 대가를 설명합니다.

잠깐 확인했을 뿐인데, 왜 흐름이 끊길까

책은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넘어갈 때 뇌가 ‘재설정’되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책을 읽다가 메시지에 답하고 돌아오면, 어디까지 읽었는지뿐 아니라 무슨 내용을 읽고 있었는지도 다시 떠올려야 합니다.

이때 드는 시간과 노력이 ‘전환 비용’입니다. 메시지를 읽는 데 몇 초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 몇 초만 잃은 것은 아닙니다. 눈은 곧바로 책으로 돌아와도, 읽던 생각까지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실제로 생각하는 데 긴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작업 전환에 시간을 쓴다면, 뇌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 『도둑맞은 집중력』 61쪽, 책에 실린 연구자 얼의 설명

책 뒤의 주석을 따라가면 흥미로운 실험이 나옵니다. 참가자들은 숫자의 홀짝을 가리는 일과 알파벳의 자음·모음을 구분하는 일을 정해진 순서로 번갈아 했습니다. 다음에 어떤 일을 할지 미리 알 수 있었는데도, 작업을 바꾼 직후에는 반응이 느려졌습니다. 준비할 시간을 주면 비용이 줄었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로저스·몬셀의 작업 전환 실험, 1995

단순한 분류 과제에서도 전환에는 시간이 들었습니다. 이 결과를 일상의 모든 활동에 같은 크기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익숙하니까 오가는 데 아무 대가도 없을 것’이라는 기대는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오가는 사이에 무엇을 놓칠까

앞선 실험이 작업을 바꿀 때 드는 시간을 보여준다면, 다음 연구는 실제 사무실에서 업무가 얼마나 잘게 나뉘는지 보여줍니다. 책의 다른 주석에 실린 2004년 연구에서는 미국 한 회사의 분석가·개발자·관리자 14명을 관찰했습니다. 정식 회의와 개인 활동 등을 제외하면, 하나의 행동을 이어간 시간은 평균 약 3분이었습니다. 메일을 쓰다가 문서를 보거나 동료와 대화하는 식이었습니다. 곤살레스·마크의 업무 관찰 연구

이 숫자는 한 사무실에서 관찰한 업무의 모습이며, 사람의 집중력은 3분뿐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메일에서 문서로 옮기는 행동도 포함됩니다. 모든 전환을 낭비로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하루를 채운 여러 행동 가운데, 하던 일을 다시 따라잡느라 쓴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이 질문을 독서나 대화에도 가져와 볼 수 있겠습니다. 읽던 문장을 다시 읽고, 놓친 영상 장면을 돌려 보고, 상대가 방금 한 말을 다시 묻는 순간들입니다. 잠깐 다른 데 관심을 둔 뒤에는, 놓친 내용을 되찾는 과정이 따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대목은 몇 초를 아끼는 이야기보다 더 크게 다가옵니다. 책장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내용을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고, 대답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들었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여러 일을 했다는 흔적과 그 안에서 받아들인 내용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잠깐 하나에만 집중해본다면

책의 설명을 생활에 가져온다면, 먼저 한 가지를 끝까지 따라가 볼 짧은 구간을 정할 수 있겠습니다. 책의 짧은 절 하나를 읽는 동안에는 나중에 확인해도 되는 메시지를 잠시 미뤄보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이 떠오르면 잊지 않도록 적어두고, 읽던 대목으로 돌아오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약속을 잡는 대화에서는 영상을 잠깐 멈추고, 시간과 장소를 다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순간에 한 가지 일만 하겠다는 다짐보다, 지금 놓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일일 것입니다.

앞으로 책을 읽을 때는 몇 쪽을 넘겼는지와 함께, 방금 읽은 내용 가운데 내 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살펴보고 싶습니다.

읽은 대목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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